이번 진명여고 위문편지 논란을 보면 우리나라의 병리적 현상을 낱낱이 보여준다. 이번 사건은 하기 싫은 일을 시켜서 짜증이난 학생의 감정표현일 뿐이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이 사건에 젠더 갈등이 포함될 이유가 없다. 단지, 여자 학생과 남자 군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말이다.
진명여고 위문편지 내용
이번 사건에서 위문편지의 내용이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 편지 내용을 살펴보면 받는 사람의 기분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과연 편지를 쓴 사람이 남학생이었어도, 이렇게까지 문제가 되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아야 한다.
장담하건대, 편지를 쓴 사람이 남학생이었다면, 신상을 알아내려는 시도조차 없었을 것이 분명하다. 일부 커뮤니티에서 잠시 웃고 지나가는 해프닝에 불과했을 것이다. 철없는 아이의 배려 없는 행동 정도로 여겨졌을 확률이 높다.
화가 나서 편지를 쓴 사람을 찾아내려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은 어린 시절 얼굴도 모르는 군인 아저씨에게 편지를 쓸 때, 진심이었는가?"라는 질문에 "진심이었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지 모르겠다.
이 사건의 문제점
성별을 나누어 싸울 필요가 없다. 저런 편지를 받아서 상처받은 군인이 생겨났으면, 저런 편지를 받지 않게 만들면 된다. 그러려면 군인들이 저런 편지를 받게되는 근본적인 원인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우선 위문편지에 저런 내용이 담긴다는 것은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아서이다. 하지만, 우리는 편지를 쓰는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위문편지를 쓰고싶다'라는 감정이 들게 할 수 없다. 개인의 감정을 타인이 조절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위문 편지를 쓰기 싫은 사람은 쓰지 않게 하면 된다. 봉사활동 120시간을 채워야 졸업할 수 있는데, 시간을 채우지 않은 학생들에게 대체 시간을 채우기 위함이라는 말이 하고 싶은가? 이것 또한 문제이다. 봉사활동 시간을 왜 위문편지로 대체하는 것인가? 위문편지를 쓰는 행동이 누구에게 봉사를 하냐는 것이다.
혹자는 120시간을 채우지 못하면 졸업을 못하기 때문에 이렇게라도 시간을 채워야 한다고 말한다. 현행 교육방책이 그러하다면, 120시간을 채우지 못한 학생은 졸업을 시키지 않는 것이 맞다. 고 3이라서 시간이 부족하여 채우지 못한다는 말이 하고 싶은가? 수능이 끝나고, 졸업하기 전까지 남는 게 시간이다. 그 시간을 이용하면 되지 않는가?
물론, 의무적으로 채워야 하는 봉사활동이 가장 큰 문제이다. 진심에서 우러나오지 않는 봉사활동에서 학생들이 배우는 것이 무엇일지 의문이다. 할 때마다 늘어가는 짜증과 타인을 도와주는 것에 대한 반발심만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이번 사건이 벌어진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의무적인 봉사활동 시간이다. 그 과정속에서 시간을 채우기 위해 위문편지로 대체하는 것이 파생적으로 부작용 생겨난 것이고, 학생의 배려심 없는 행동으로 표출되었을 뿐이다.
이 사건을 젠더갈등으로 부추지지 말자. 편지를 쓴 사람이 남학생이라고 하더라도 똑같은 잣대로 그를 비판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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